정식이의 一場春夢(일장춘몽)

한국자치신문 | 기사입력 2024/09/10 [14:35]

정식이의 一場春夢(일장춘몽)

한국자치신문 | 입력 : 2024/09/10 [14:35]

▲ 정식이의 첫사랑



정식이는 갑분이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시간이 벌써 십수년이 지나버렸으니 당연히 그리 달리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정식이가 갑분이를 그리 메몰차게 내팽게쳤으니 갑분이가 한을 품고 돌아섰으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미루어 그리 생각했을 것이리라.

그러니 정식이는 갑분이를 잊어버린지 십수년이 지났다. 그런데 몇일전에 갑분이를 본 것이다 그것도 십수년만에 일이었다. 갑분이는 그동안 바깥출입을 삼가한체 주위의 모두를 감쪽같이 속이고 혼자서 살아온 것이다. 

갑분이는 시집도 가지 않은체 정식이만을 그리며 외롭게 혼자서 살아온 것이다. 정식이는 그동안 갑분이가 시집을 가서 서울에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어깨 넘어로 수없이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사실은 까맣게 거짓이었다니 정식이는 숨이 탁탁 멈추어지고 말았다. 

특히 정식이와 갑분이 사이를 잘 알고 있는 갑분이 동네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정식이 후배 상용이는 정식이를 만나기만 하면 형님은 갑분이가 서울에서 결혼해서 슈퍼를 하면서 잘 살고있다고 자랑처럼 늘어 놓기도 했었다.

물론 은근히 자신의 동네 처녀를 버린 사실에 대한 비꼬움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상용이는 정식이가 비록 선배지만 정식이는 갑분이를 차지할 만큼 잘나지도 읺았으니 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뉘앙스를 말속에 은연중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갑분이는 서울에서 시집가서 잘 살고 있다고 정식이를 만나면 입버릇처럼 말꼬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런 상용이의 말만을 곧이 곧대로 믿고 갑분이가 서울로 가서 시집가서 잘 살고 있을 거라고정식이는 믿고 있었다.  

갑분이는 이름과는 달리 참으로 지독한 기집애 였다. 그리고 그 작은 시골 마을에서 십수년간을 감쪽같이 혼자서 살면서도 주위 아무도 모르게 살았다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기집 이였다. 

버림받은 아픔이 얼마나 비통했을 턴데도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실감이 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러나 갑분이는 애써 외면을 하고 정식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충분히 그럴 수있다고 정식이는 애써 위안을 하면서도 그래도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과 헤어진 후로 시집도 가지 않고 십수년을 혼자서 처녀에 몸으로 살아왔다는 사실에 정식이는 갑분이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잘못을 수없이 후회하면서 안타가워 했었다. 

그러나 어떻든 지금까지 시집도 가지 않고 숨어서 살아왔던 갑분이 마음은 어떠 했을까 생각해보니 정식이는 대죄인이었다. 

정식이는 처음에는 그리움이 복받쳤으나 차츰 이성을 찾게 되고 갑분이와 그동안 못다 했던 속마음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갑분이는 말을 걸려고 하는 정식으를 차겁게 외면하며 무심히 지나쳐버리곤 했다. 

참으로 말못할 속내의 가슴앓이였다. 

그리고 드디어 목마르게 기다리던 해후의 날이 왔다. 그날은 갑분이 어머니의 제삿날이었다. 갑분이를 늘 안타깝게 여겼던 갑분이 오빠의 부인이 그러니까 올케가 연통을 넣었다. 

제사가 끝나고 가족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후에 연락을 할테니 무작정 갑분이의 방으로 쳐들어가라고 했다. 갑분이가 서운함에 외면을 해도 지금도 정식이를 그리워 한다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십 수년을 만나지 못했던 그리고 최근에야 얼굴만 마주쳤었던 갑분이와 단둘이 해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마음에 정식이는 들떠 있었다. 

올케가 알으켜준 방에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다가 정식이는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나 정식이 용서를 구하려고” 말을 채 마치지 못하고 정식이는 마른침을 삼켰다.

불이 다시 켜지고 문이 열리고 아직도 앳 띠게만 보이는 갑분이가 다소곳이 맞아주었다. 

서로 할말을 잊은체 와락 부등켜 앉았다. 딱!!! 그때 뺨을 후려치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정식이 앞에 

“지랄하고 있네, 아직도 갑분이를 못 잊고 있냐, 놔 즐테니 지금이라도 찾아가 보시지” 

서슬퍼런 마누라의 바가지에 정식이의 절정의 순간은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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