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봉 아비의 유언

한국자치신문 | 기사입력 2024/04/23 [23:12]

이춘봉 아비의 유언

한국자치신문 | 입력 : 2024/04/23 [23:12]

▲ 과시장



한 서생이 부산하게 길을 재촉한다. 다음달 초닷세에 열리는 과거를 치루기위해서였다. 시험날짜에 과시장에 당도하기 위해서 길을 재촉하기도 하지만 넉넉지 않는 노자 돈도 갈 길을 재촉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한양까지 이틀의 품을 땡긴다면 족히 석냥은 절감이 될 것이다. 고 내다보았다. 그래서 周遊天下(주유천하, 천하를 두루 구경하고 다님)하고 걸을 수는 없었다. 

서생의 성명은 이춘봉이었다. 과거가 처음은 아니었다. 벌써 네 차례나 낙방하였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비아냥대면서 주위에서는 올라가지 못할 나무처다보지 말랬다고 일찌감치 포기하고 늙은 어머니 고생만 시키지 말고 어머니 농사일이나 거들어 드리라고 성화들이다. 이춘봉서생도 주위의 이런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며 어머님께 간청을 드렸다. 

“어머님, 소자 이만 과거를 포기하고 어머님을 도와 농사일이나 거들겠습니다.” 

“애야, 농사일은 이 에미 혼자서도 충분하다 그러니 너는 내 걱정은 말고 학문에 힘을 기우려 꼭 과거에 급제해야만 한다. 그게 내 애비의 유언이란다.”

이춘봉의 애비는 인근에서는 알아주는 선비였다. 그러나 과거만 치루면 번번히 낙방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춘봉이 애비에게 학문을 수학한 제자들은 벌써 두 명이나 과거에 급제하였다. 그러니 춘봉이 어미는 그런 남편을 보면서 애가 탔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춘봉이 아비의 소문은 대궐에 까지 퍼져서 결국은 임금의 귀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임금은 그런 춘봉이의 아비를 한양으로 불러들이게 되었다. 학문이 높은 그런 선비를 산골에 그대로 둘 수가 없다고 느낀 임금의 배려였다. 어떻게 해서든 과거에 급제를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여 급제할 수 있도록 해서 나라에 재목으로 쓰고자 한 임금의 배려였다. 

그렇게 촌봉이 아비가 한양살이를 시작하고 어언 1년이 다시 돌아와 과거 응시 날이 내일로  닦아왔다.

임금은 애가 탔다. 이번에는 꼭 과거에 합격하기를 바랬다. 그래서 마즈막으로 힘을 내서 내일 합격하기를 바라면서 기름진 고기들로 장만해서 춘봉이 아비에게 보냈다. 

춘봉이 아비는 고마운 분이 번번히 보내준 이런 山海珍味(산해진미)음식을 감사해하며 포식을 했다. 

그런데 먹은 산해진미 식사가 심한 배탈을 일으켜서 과 시장에 나갈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사실을 모르는 임금과 신하들은 춘봉이 아비가 끝내 나타나지 않자 급히 나졸을 보내 연휴를 알아보도록 했다.

自初至終(자초지종)을 보고 받은 입금은 급히 명의를 보내 치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모르는 춘봉이 아비는 그동안의 배려가 임금의 뜻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러한 배려에도 자신이 너무 식탐에 빠져서 과거에 응시조차 못하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짐을 챙겨 춘봉이 어미가 있는 산골로 돌아와서 뒷산에서 소나무에 목을 메달았다. 

그러한 소식을 접한 임금은 자신의 관심이 오히려 한 선비의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그의 아들 이춘봉이가 꼭 과거에 급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아비의 유언을 따르고자 지금 다섯 번 째 과거에 응시하기 위해서 갈 길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도 이춘봉이의 과거급제를 위해 베풀려는 온정을 포기하기로 했다 아비를 위해서 했던 배려가 오히려 훌륭한 한 선비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빚었기에 그의 아들 춘봉이에게는 자신의 노력으로 과거에 급제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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